옙. 이제 제 나이도, 사방에서 들려오는 누구누구네 부모님 어디 편찮으신다더라, 입원하셨다더라-하는 소식을 듣기만 하는 레벨을 넘어서, 부모님이 입원하시는 그 당사자가 되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. 지난주 목요일이던가? 아버지께서 급! 입원하시는 관계로 한동안 퇴근하면 병원으로 직행하는 생활을 지속하고 있었습니다요. 일단 수술은 무사히 마쳤고 어제 퇴원도 하셨으니 일단 평안한 마음으로 혼자 방바닥/회사바닥/블로그바닥이나 파대는듯한 일상으로 다시 컴백...
처음엔 그냥 몸살인줄 알았는데, 이게 계속 낫질 않으니 당신께선 혹시 류마티스가 아닌가 걱정이 되시더랍디다. 결국 집 근처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 보았더니 웬걸, 류마티스는 아니고 폐렴같다는 얘길(*1) 하면서 입원하시라고 하더래요. 집도 근처인데 뭔 입원이냐, 통원치료 하자, 아니다, 그꼴 못본다, 입원해라, 정 못하겠으면 큰 병원가서 다시 검사나 해봐라~ 하면서 의사가 소견서를 써주더랍디다.(*2) 후딱 치료해 버리자는 심정으로 이래저래 관련분야 아는 의사를 수소문해서 다시 검사를 해 보았더니, 폐렴은 무슨 얼어죽을놈의 폐렴 -_-;;; 쓸개쪽에 문제가 있다고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합디다?;; (*3) 문제는 환자 본인은 통증이 별로 심하지 않아서, 신경 안쓰고 그냥 지나갔으면 정만 제대로 큰일 치룰 뻔 했다고 하더군요. 어쨌거나, 나름 조기발견이라고 위안을 삼으면서 당일 바로 입원하셨다지요. (그러나 같은날 같은 수술을 한 환자 세 명중에서는 가장 상태가 나빴다고 함.;;; 아 놔 진짜;;; )
수술 끝나고 가서 보니 아버지 쓸개에서 나왔다는 웬 덩어리같은걸 보여주는데 (*4) 뭐, 큰일나기전에 해결 봤으니, (...) 액땜한셈 치려고 합니다. 일단 쓸개는 해결봤고, 더불어 다시 지대로 검사해 본 폐랑 간이랑 위 등등 다른데는 다 문제 없다고 하니 뭐. 술도 안드시니, 이짬에 담배도 끊으시면 딱 좋겠구만 (*5).
하여간 이제 부모님들 연세를 생각하면 부지런히 과목별로 잘하는 병원도 좀 미리미리 수배해 놓고, 사돈의 팔촌이라도 아는 사람 있는 병원도 미리미리 수배해놔야 하나봅니다.(거기, 지금 이거 보고 계시는 20대 후반 이후의 사람들, 새겨들어두십쇼-) 이번에도 친척의 인척이나마 찾아내서 후딱 들어갔으니 망정이지 그냥 아무 연고 없는 종합병원으로 가서 세월아 내월아 기다렸다간 검사결과 나오는데 한달쯤은 걸렸을거에요. 들으면 속에서 열불(*6)나는 얘기지만 사실이 그런걸요. 아닌게 아니라 수술도 잘 끝난 다음에, 어머니에게 '자식농사 실패하셨수. 노후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한놈은 법대 보내고 한놈은 의대 보냈어야 하는데~ ㅋㅋ' 했더니만 부정 안하시더라는 (*7).핫핫.
그리고 이건 덤으로 웃자고 하는 소리. 쓸개를 제거하고 나면 한동안은 지방이 과한 음식은 자제하셔야 한다고 합니다. 그 소릴 듣자마자(입원 첫날이었음) 어머니는, '당신 좋은시절 다 갔수, 앞으로 퍽퍽한 닭가슴살이나 안심같은거나 드시고, 꽃등심같은건 못드시겠네~'(*8)하시고 고 옆에서 딸네미는 '그럼 앞으로 딸이랑 삼겹살 구우러 못가는거얍?'같은 소리나 날리고 있었다는.. 그러나 이것도 다 첫날의 이야기. 첫날은 '내일 내시경하니까 금식하세요~' 둘째날은 내시경하고 간단한 수술하고 난 후, '염증이 있으니 금식하세요~' 세째, 네째날은 토/일요일이라 더불어 금식, 아닌게 아니라 월요일 수술 예정이라서.(...;; ) 월요일은 수술 끝나고 나니 '가스나올떄까진 금식하셔야죠~'. 옆에선 그냥 웃지요. 당사자는 '사람을 닷새나 굶기다니!'하면서 분노 대폭발;;;.
결국 월요일날 병원 들렸다 나오는 길에는 병문안 온 사람들이 가지고 왔던 먹거리, 싸그리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요.ㅋㅋ 하지만 정작 퇴원한 다음엔 집에서 식욕이 업다고 죽도 제대로 안드시더라는;;;
뭐 어쨌거나, 마음과 집안에는 다시금 평안이 찾아들어왔습니다. 좋은게 좋은거죠;;;
(*1) 이얘길 듣고서 일단 어머니와 딸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음. 류마티스는 평생~ 폐렴은 단기코스~ 못고치는것도 아닌데 뭘~ 같은 소릴 하면서.
(*2) 대략 내가 이동네 왕이다~ 하는 꼰대포스를 내뿜는 영감님 두 명의 대결구도.
(*3) 병원 오진이라는게 남의 얘기가 아니더라...만은, 같은병원에서 오진이 반복되면, 그 병원 문제가 좀 심각하게 있는거지;; 이번 아버지 폐렴 오진한거 이전에는, 어머니보고 췌장에 문제가 있다고 수술해야한다고 한게 반년도 안됐다. 물론 큰병원 가서 종합검진 풀코스로 다 뛰고 문제없는걸 확인하고 오긴 했는데.. 오진도 이정도면 예술이다(한집안에서만 오진을 두명을 내냐?;;). 이 병원 가보겠다고 하는 사람 있으면 내 정말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리..
그 병원 아무래도 조만간 사람 잡겠다;;; (이미 여럿 잡았을지도;;)
(*4) 그걸 또 기념이라고 따로 받아 챙겨둔 우리 부모님;;;;
(*5) 여기서 제일 억울한 사람은 울 어머니. 술도 안마시는데 최근 건강검진(<-췌장에 문제 어쩌고 소리 듣는 바람에 놀라서 뛴 풀코스 종합검진;;)에서 지방간 소견 나왔음.(..;;;;)
(*6) 누구는 새치기로 들어간다는게 열불나는건지, 아니면 한달두달 세월아 내월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열불나는 건지는 개인 입장에 따라...;;;
(*7) 사위랑 며느리를 그쪽 계열로 물고 오라는 소리 나오기 전에 일단 튀고.(...)
(*7) 육식동물 mazarine이 누굴 닮았겠습니까아.. 고기를 제대로 즐기시는 울 아부지.. 더불어 딸도 육식동물.(;;;)
2007.12.14
날은 왜이리 추운겨;;;




